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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엔 딸아이가 요즘 최고로 치는 연속극을 함께 봐줬다(예상 외로 재밌게 봤다는 사실을 시인한다). 30대 중반이 된 이전 아이돌 걸 그룹 멤버들에 대한 ‘한 번 더 해피엔딩’이라는 코미디인데 별로 해피하지 못 한 삶을 헤쳐나가는 4명의 여자들을 묘사했다. 그중에 돌싱 주연을 맡은 장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재혼 컨설턴트로 일하는데, 이전부터 알던 돌싱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를 저울질해야 하는 삼각관계 속에서 허덕인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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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연속극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즉, 언젠가부터 이혼 재혼 돌싱 같은 단어/주제가 우리 사회에서도 매우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 그런데 통계로는 이혼 사유를 경제적 이유(26%), 배우자의 외도(24%), 성격차이(22%) 학대/폭력(12%) 등으로 드는데, 필자는 뭔가 다른 결정적인 이유가 잊지 않을까 하는 걸 늘 의심해 왔다. 그리고 그런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 뉴스에서 발견했다.

그럼 이혼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워싱턴 대학의 존 고트맨과 버클리 대학의 로버트 레벤슨의 ‘이혼 시기: 14년간을 걸친 부부의 이혼 시기 예측’이라는 연구에 의하면 그건 상대방에 대한 ‘경멸/멸시(contempt)’라는 거다. 이 한가지 태도로 이혼을 93%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고트맨 교수는 관계 차원에서 나타나는 경멸/멸시를 ‘죽음의 키스(kiss of death)’와도 비교했다. 14년 동안 79쌍의 부부를 조사한 이번 연구 대상 중에 21쌍이 이혼을 했다는데, 그 어느 요소보다 상대방에 대해 이들이 확연하게 드러낸 태도가 바로 경멸/멸시였다.

물론 경제적인 면, 충실한 관계, 성격 차이 같은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런 일로 혹시 다툴 수도 있지만 진짜 문제는 의견 차이를 인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상대방을 나보다 ‘못난 인간’으로 취급하는 태도에 있다.

사실 모든 걸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인간의 우월적인 성향이 놀라운 게 아니다. 하지만 관계 파괴가 목표가 아니라면 상대방의 견해와 장점도 인정할 줄 아는 지혜가 필수이다. 우리 사회와 문화가 아무리 급변해도 하나보다는 둘이기를 소원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더 많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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