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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거의 동시에 각각 국가에서 오늘 방송됐다. 박대통령 뒷배경으로는 파란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 뒤에는 그의 가장 가까운 동지이자 미국의 2인자 조 바이든 부대통령이 있었다. 연설을 경청하는 바이든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의 보스이자 친구인 오바마를 은근한 미소로 지지했다. 옆에 자리한 공화당 출신 폴 라이언 의장의 굳은 표정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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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요한 순간마다 오바마를 박수로 응원했는데, 미국의 연방 의료제도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연금제도)를 축소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확장할 때라고 선언하자 바이든은 기립박수로 맞이하였다. 아마 작년에 겪은 개인적 사연이 연상됐으리라. 그런데 만약에 바이든이 우리 국민이었다면 그 부분에서 그렇게 열광할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니 직접 대형 의료 사건을 겪은, 우리의 의료체계가 우수하다고 이전에도 열거한 필자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는데, 그 이유는 우리 의료제도가 기본적인 인권 보장/존엄 차원에서 미국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큰아들 보(Beau Biden)의 병 때문에 걱정하는 것을 알고 오바마가 돈을 주겠다고 나섰었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에서 어제 큰 뉴스였다. 보는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뜨는” 정치계 인물이었다. 그런데 델라웨어 주 법무장관을 맡고 있던 보는 뇌종양이라는 무서운 병을 2013년 8월에 진단받았다. 1972년 자동차 사고로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마저 잃을 뻔했던 조 바이든에게는 청천병력과 같은 소식이었는데, 아들 보는 작년 5월에 끝내 사망했다.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에 비통한 조 바이든은 대선까지 포기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에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자기 속마음을 밝혔다. 인터뷰 내용은 다양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 “이제야 접근”하고 있다며 은근히 비꼬는 내용. 샌더스가 “사회민주주의”라는 명칭만 고집 안 했어도 훨씬 더 지지를 많이 받았을 거라는 일종의 응원 발언. 그리고 지난 8년 동안 정치 생활을 함께 해 온 오바마를 왜 보스만이 아닌 절친으로 여기는지에 대한 설명.

“보가 사임을 하게 되면 벌이가 끊어져 의료비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새)아내 질과 상의한 후 집을 팔아 아들의 의료비를 충당하면 될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가 벌떡 일어서더니 ‘집을 절대 팔면 안돼요. 절대 팔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세요. 내가 돈을 드릴게요. 얼마가 필요하든 말이죠. 조,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세요.’라고 하는 거였다.”

이 대목에서 오바마의 우정 어린 발언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부분은 뇌종양 수술과 치료 때문에 장본인 보가 이미 가사를 다 털어야 한 것은 물론이고 바이든 부통령 부부마저 집을 팔아서 아들의 치료비로 충당해야 하는 의료제도를 고수하는 미국의 현실이다.

물론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일반인도 아닌 한 나라의 부통령이 자기 집을 팔아가면서까지 의료비 막을 고민을 해야 하는 뒤틀린 제도를 상상조차 할 필요 없는 한국에 산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나 다행으로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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