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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쁨 중에 하나가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는 거다. 필자는 잡식이라 육공해를 다 즐기는데 다른 나라 음식도 맛만 있으면 뭐든지 먹는 성격이다.

그런데 요즘 큰 딸이 몇 년 동안의 근무를 마치고 대학원 준비 차 집에 와 사는데, 당연히 딸내미의 식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오늘만 해도 주말이라 청진동 해장국 같은 것을 한 그릇 얼큰하고 저렴하게 먹었으면 딱 좋았겠지만 낭만을 중요시하는 딸을 생각해서 효자동에서 요즘 잘 나간다는 유럽 스타일 브런치 식당에서 먹었다(샌드위치와 라자냐가 끝내주게 맛있었다는 사실은 시인한다).

밥

큰딸은 지난 3년 동안 외국에서 홀로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딴엔 요리를 좀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프랑스 요리를 잘 한다나? 덕분에 버터 속에서 수영하는 스테이크 레시피도 시식한 적이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어젠 연어 요리를 자기가 꼭 해 보이겠다고 해서 주방을 빌려줬다. 싱싱한 연어 생선회를 전채로 내놓은것 까지는 좋았다. 아, 아니. 오린엔탈 소스와 허브와 올리브를 곁들인 연어 샐러드도 수준급이었다. 문제는 가장 간단한 밥이었다. 한참 부스럭거리더니 밥 먹자고 주는데 아니 이건 대체 어느 나라 밥? 틀림없이 현미가 섞인 우리나라 밥이 맞는 것 같은데, 그 맛이 얼마나 독특한지 만약에 지구에서 개발된 거라면 내가 아직 못 가본 아프리카 대륙이 그 근원일 거라고 생각했다.

즉, 설탕을 비벼 맛을 낸 밥을 자기의 특기라며 내놓은 거였다. 맙소사! 그렇게 조리된 설탕 현미밥에 연어 샐러드를 겯들여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밋밋하여 “딸내미, 다른 반찬은 없니?” 하고 물었더니 이건 일본식으로 준비한 요리니까 다른 자극적인 것(즉 김치, 등)을 함께 먹으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거다. 차마 음식님에게 모욕을 줄 수는 없어서 밥과 샐러드가 전부인 식사를 마지막까지 미소를 유지하며 난 끝냈다.

사실 어렸을 때야 딸아이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이 아빠들이 단골처럼  하는 행동이다. 문제는 27살이 된 딸의 어리광을 아직도 못 이기고 있다는 거다.

내일은 파스타를 해 주겠다고 하던데, 이사하느라 버린 토마토 소스를 못 채워놨다고 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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