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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에 획기적인 사건이 이번 주에 두 가지 있었다.

첫째는 미국의 1등 저녁 뉴스 앵커인 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이전 보도에서 자신을 조명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6개월 동안 무상 정직당했다(그리고 졸지에 ‘가장 신뢰도 높은 인물’ 23위에서 835위로 추락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건은 코미디 센트럴 채널의 코미디/풍자 프로그램 ‘데일리 쇼’ 진행자인 존 스튜어트가 올해 말 전에 사임하겠다는 충격적인 발표였다. 미국 정치의 부정부패와 언론의 위선에 진저리 치는 수많은 열광 시청자에게 스튜어트와 맺은 17년 동안의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이 소식은 웬만한 친구 사이를 정리하는 것보다 더 쓰라릴 수 있다. 그는 미국 정치와 미디어를 거침없이 풍자하며 매일 시청자들에게 유머와 카타르시스를 줬기 때문이다. (2009 TIME 지 온라인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가장 신뢰 높은 뉴스 앵커로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가 꼽혔다)

수많은 미국 언론 매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센트럴의 존 스튜어트가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이 된 이유를 필자는 아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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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일리 쇼의 스튜어트는 정부가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상식에 의존한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데일리 쇼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당연한 소리를 하는데 왜 감동이 될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다른 미국 뉴스 매체들이 당연한 지적을 안 하기 때문이다.

2003.1.22 방송에서 스튜어트는 ‘이라크 문제를 천천히 다루자(Slowdown: Iraq)‘라는 꼭지에서 “대-이라크 전쟁을 지향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사방팔방의 항의 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강행하려고 한다.”고 조롱했는데,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게 정작 목소리를 올렸어야 할 책임이 있는 주요 언론은 조용했다. 그리고 추후에 부시가 근거 없는 9-11 보복을 이라크에 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한 코미디 쇼의 날카로운 지적에 비해 대중 언론은 “전쟁이 아니라 점령인 ‘이라크 해방 작전’ 보도 차원에서 진실을 배제했으며, 근거 없는 이야기를 뉴스화했고, 검증 없이 백악관 발표문을 활용했으며, 그 외의 중요 사항을 제외하거나 무시함으로써 부시와 부시의 기업 스폰서들을 대신한 인포머셜 임무를 수용했다.”라고 tvnewslies.org는 비난한 바 있다.

2. 스튜어트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

2012.04.16 방송에서 스튜어트는 대표 보수 뉴스 미디어인 폭스 뉴스가 ‘여성과의 전쟁’이라는 언어를 비난했다는 사실을 놀렸다. 광고주들과 일부 종교 단체의 불만을 각오한 듯 그리스도 성탄화 형상을 나체 여인의 다리 사이에 묘사하면서 ‘질 여물통’으로라도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 하나 하는 용감한 직구를 그는 던졌다(그 결과로 미국 남부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델타 항공사는 광고를 중단했다).

조롱의 대상인 폭스 뉴스는 어떤가? 이미 여러 차례 불명예를 당한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엠파이어 일부로서(월스트리트 저널, 20th 센추리 폭스, 더선, 하퍼콜린스 등) 종교와 정치 본질주의자들의 성지 행세를 하며 여성 권리는 물론 LGBT 이슈, 관타나모 베이 수감자 인권 등에 대해 등한시해왔다.

3. 무난한 성장과정을 지났지만 전혀 무난하지 못한 사회 경험을 했던 스튜어트는 진정한 연민이 넘친다.

언론이란 있는 그대로를 보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간혹 있는 데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이슬람 극단주의의 행동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지만 서양 미디어가 아무 프레이밍 없이, 중세의 종교 제판 같은 자체의 과거를 배제하고 무조건 비난 보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언론이 제구실을 하려면 편협성을 버리고 세상과 인류와 그 역사 전체를 연민과 이해심으로 고려하는 총체적인 상황 설명과 심층 보도에 주력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인형극 아티스트, 바텐더, 웨이터, 축구 코치, 다양한 관리직 등을 거쳐 스탠드업 코미디에 진출하고 결국 데일리 쇼의 진행자로 발탁된 스튜어트는 균형감 있는 시야로 모든 뉴스를 접근한다. 그가 풍자하는 목표물은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그가 겨냥하는 것은 무지와 위선이다. 또, “정치 과정과 주요 언론 매체의 책임 수행을 확인하는”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그는 강자를 감시하고 약자와 소수를 옹호한다.

반면에 주요 언론은 시청률과 이익에만 치우쳐 제 기능을 못하기 일쑤인데, 폭스 뉴스는 오바마가 무슬림이라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초대손님에 대한 제지를 가할 생각도 안 했고, 시청률 위기에 닥친 MSNBC는 엉터리 언론인이자 존 매케인의 딸인 메겐 메케인을 정치 평론가로 영입했으며, CNN은 표절 문제로 비난을 받은 정치 프로그램 진행자 파리드 자카리아를 끝까지 두둔했다. 진짜 문제는 이런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서민이 특히 극심하게 느끼는 문제를 무게 있게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빈곤, 실업률, 부정부패, 보건, 교육 등은 무시되고 로비스트들의 장단에 맞추어 춤추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만 부각시켜주는 것이 그들의 목표처럼 느껴진다.

스튜어트가 없는 데일리 쇼가 가능할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다행인 것은 데일리 쇼에서 발굴된 수많은 동창들이(스티븐 콜베어, 존 올리버, 등) 스튜어트의 예를 따라 유머를 이용해 세상을 바로잡는 데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대다수의 주요 언론보다도 더 말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존 스튜어트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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